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EN]: Chapter 104

Player as a Constellation - Episode 104

제104화

얼마 후, 병사들은 아스가르드군에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들은 그나마 가장 많은 것을 알고 있는 한스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새 로니아 포로들의 리더가 된 한스가 노드 병사들이 마련한 단상 위로 향했다.

그때, 한 사람이 그 뒤를 따랐다.

소년이다.

작은 체구를 가진 소년은 바짝 긴장한 채 단상 위에 섰고, 그 옆에서 한스가 심호흡을 했다.

그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이내 위엄 있는 목소리로 로니아군을 향해 외쳤다.

“모두 주목!”

한스의 외침에 병사들은 어리둥절했다.

“저거 한스 아니야?”

“왜 저래?”

“그런데…, 이상하지 않아?”

분명 이상했다.

노드군들은 그를 말리기보단 오히려 보호하는 듯 주변에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었다.

또한 그들이 알고 있는 한 한스는 저렇게 위엄이 넘치는 인물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에게서 흘러나오는 기백은 이 장소에 모인 모든 이들의 이목을 끌기엔 충분했다.

“지금부터 에론 왕자님을 따를 자만 남을 수 있다!”

“……!”

“따르지 않는 자는 지금 당장 이곳을 떠나라! 우리는 이제 이분, 에론 왕자님의 지휘 아래 로니아로 진격할 준비를 할 것이다!”

한스가 손을 거창하게 펼치며 에론을 가리켰다.

에론은 움찔거렸다.

하지만 지금, 그는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로니아 군의 사기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기에 목에 힘을 주며 서 있었다.

그 모습에 한스는 미소를 지었다.

‘어린 나이지만…, 대단하신 분이다.’

높은 곳에서 추락해 여기까지 도망친 왕자다.

어쩌면 자신에게 칼을 겨눴을지도 모르는 군대를 바라보는 에론의 눈빛엔 그들에게 향한 분노보다도 동정과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어렸을 때부터 같은 제왕학을 교육받았지만, 이와 같은 최악의 상황에서 에론은 애쉬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팜이 보는 눈이 있다니까.’

사실 한스는 에론에게 어느 정도의 그릇을 가졌는지 실감하지 못했다. 그저 애쉬보다는 낫겠지라는 생각일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알 것 같다. 로니아 왕국을 이끌 만한 거물이다.

절대적인 힘을 가진 신, 악마와 같은 존재 앞에서도 물러남이 없었으니까.

백성을 위해 나서고자 했으니 말이다.

“에론…왕자라고?”

“이 왕자…?”

“…진짜?”

로니아군은 동요하는 기색이 보였다.

모두 에론 앞에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당황해하고 있다.

그 모습을 지켜본 한스는 있는 힘껏 외쳤다.

“나, 한스 스팅거는 지금부터 에론 왕자님의 밑에서 로니아의 재건을 도울 것이다!”

이번엔 로니아군의 웅성거리던 소란이 멈췄다.

말 그대로 고요한 침묵만 흘렀다.

병사들은 뭔가 잘못 들은 건가 싶어 한스를 쳐다봤다.

그때,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이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스팅거…라고?”

“…서, 설마. 로니아의 수호의 검 [국가적 영웅을 칭하는 말]?”

“여, 영웅이라고? 저놈이…?”

한스 스팅거.

크론 제국의 침략을 막아낸 영웅.

압도적인 병력의 차이를 단지 전략만으로 무너뜨린 존재이자, 제국의 침략에도 영토 하나 뺏기지 않고 막은 신화에서 나올 법한 인물이었다.

그런 영웅이 지금 로니아의 이왕자, 에론 로니아를 지지하겠다고 발언했다.

로니아 군에 혼란스러움이 가중되었다.

“너희는 이대로 도망자가 되고 싶으냐?”

한스는 일일이 병사들을 훑어봤다.

자신과 대화했던 이들을 눈을 마주 보며 목에 힘을 주었다.

“단지 눈앞의 문제에서 도망쳐, 후회하고 자책하는 미래를 살길 원하는가?”

“…….”

“그대들의 아버지, 어머니, 형제와 자식들을 절망 속에서 살게 할 것인가!”

“…….”

“생각할 시간을 주겠다!”

한스는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며 에론의 등 뒤에 섰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건 단 하나다!”

그는 에론의 어깨를 움켜잡고 외쳤다.

“애쉬라는 폭군에게서 로니아를 해방하는 일이다! 그를 몰아내고 평화롭고 안전한 나라를…! 이 에론 로니아, 아니 에론 전하께서 직접 만드실 것이다!”

팜은 단상 밑에서 한스의 모습을 보며 마른 침을 삼켰다.

그는 로니아군을 훑어봤다.

로니아 병사였던 자들은 모두 혼란스러운 낯빛을 띠고 있었지만, 한스와 에론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만큼 그의 말에 동요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설마 포로들을 병사로 만들 생각인가?’

“앞으로 한 달이라는 시간을 주지. 선택해라! 폭군의 밑에서 개죽음을 당할 것인지, 아니면 작은 희망을 품고자 새로운 혁명을 일으킬 것인지…!”

한스는 손을 하늘로 올렸다.

파란 하늘을 향하던 손이 내려와 로니아군을 향해 손가락질했다.

“명심해라! 자유는 너희가 만드는 것이다!”

***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로니아군에 이탈한 자들이 나왔지만, 그 수는 10명 이하였다.

예전부터 한스가 퍼트린 말들이 어느새 그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기도 했으며, 로키의 제안도 매력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들도 로니아에 돌아가는 건 개죽음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렇담 도박을 하는 게 정답이다.

높은 확률로 살 수 있는 도박, 미래의 가족을 위한 도박.

그 모든 희망을 에론에게 걸었다.

시간과 정성을 들였으니, 더 이상의 탈영자도 없을 것이다.

‘…생각보다 많이 모였잖아?’

한스는 남은 이들을 바라봤다.

그 수는 대략 만 명.

포로로 잡혀 있던 이들의 3분의 1도 안 되는 수이기는 하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모은 것이다.

한스는 그대로 보고하며 시간이 걸려도 좋으니 그들에게 제대로 된 장비 지급과 훈련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좋다. 하지만 길게는 주지 못한다. 한 달 주지.”

로키가 준 시간은 겨우 한 달이지만, 그것만으로도 군을 재정비하고 훈련하기에 충분했다.

로키는 한스를 바라보며 흥미롭다는 듯 안광을 크게 떴다.

“그런데 놀랍군. 그 사이에 일만의 병력을 만들 줄이야.”

“로키 님의 도움이 컸습니다.”

포로들은 아스가르드에 살면서 로니아 이주민들을 보았다.

그들의 웃고 있는 얼굴에서 희망을 보았을 터였다.

덕분에 단순한 방패막이가 아닌, 에론을 지지하며 공을 세우고 싶어 하는 세력으로 이루어진 병력이 만들어졌다.

물론 대부분 전쟁 경험이 없는 민병대이지만, 일만의 병력은 결코 적은 편이 아니다. 특히 결심을 한 자들로 이루어졌다면 말할 것도 없다.

한스는 로키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제가 모은 병사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더 남아 있다는 건가?”

로키는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이 아스가르드에서는 그가 몰래 길러온 병사들이 있을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

답을 찾던 로키는 결국 생각하는 것을 포기하고 물었다.

“네가 말한 병력은 뭐지?”

로키의 질문에 한스는 너무나도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로니아의 전 백성입니다.”

***

“폭동이다!”

“와아아아앗-!!”

로니아 전역에 일어난 폭동.

로니아의 백성들은 농기구를 든 채 각 영지의 성채를 공격했다.

폭동 대부분은 진압되었지만, 성이 점령당해 불타는 지역 또한 적지 않게 많았다.

“모두 옮겨!”

“머, 먹을 거다!”

“사, 살 수 있어! 우린 살 거라고…!”

로니아의 백성들이 자신의 영지를 불태운 원인은 다양했다.

그중 가장 큰 원인은 무리한 세율과 식량부족이었다.

애쉬가 정벌을 위해 무리하게 모은 보급품들. 그것은 피폐해 있던 백성들을 더욱 굶주리게 만들고 병들게 하였다.

먹을 게 없으니 산적이나 도적이 되는 게 부지기수.

늘어나는 산적이나 도적에 치안은 더욱 불안정해지니, 백성의 삶은 계속 고달파지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그리고 나머지 원인은 8만 대군의 괴멸이었다.

대부분은 강제로 징집되어 끌려가다시피 북방으로 쳐들어간 군대였다.

누군가의 아버지이자, 아들이고, 형제이고, 동생이 알 수 없는 변방에서 싸늘하게 죽어 나갔다는 소식에 분노한 것이다.

애쉬를 죽이지 못하면 자신들이 죽는다.

그 둘의 결과는 그들에게 극단적인 생각을 심어주었고.

한편으로는 에론 왕자가 조국의 영웅인 스팅거 가문과 손을 잡고 혁명을 일으킬 준비를 한다는 말까지 백성들에게 전해지자 더는 망설임이 없어졌다.

로니아 백성들은 살기 위해 자신의 나라를 ‘부수기’ 시작했다.

결국 로니아의 수도, 로스트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영지는 혼돈과 혼란에 빠져 제 기능을 잃게 되었다.

내부에서 무너진 적은 외부의 작은 건드림에도 쉽게 무너져 내리는 법.

그것이 한스가 생각해낸 전략이었다.

이와 같은 일을 예상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원래 로니아의 군사체계를 알고 있었고, 보급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잘 알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풀어준 포로들이 어떤 심정으로 자신의 말을 퍼트릴지도 예상하고 있었다.

한스 스팅거.

그는 로니아의 수호의 검이자, 전장의 지략가였다.

***

-에론 왕자가 새로운 세력을 만들어 백성의 해방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이 말이 퍼져나가며 들고 일어선 건 백성뿐만이 아니었다.

“에론 왕자님이 생존해 있다고!?”

“역시! 그릇이 남다른 분이시다! 설마 그 야만인들을 설득하다니!”

“우리 역시 에론 왕자님을 도와야 할 때요!”

“신성 교단을 적으로 둘 생각이오?”

“적어도 이 나라의 멸망은 막을 수 있겠지요! 언제까지 신성 교단의 눈치를 보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소? 무엇보다 지금 신성 교단은 내전이 일어나고 있소. 지금 야만인들과 힘을 합한다면, 신성 교단은 더는 로니아를 넘보지 못할 터!!”

“무엇보다 스팅거 가문이 생존해 있소! 그들이 에론 왕자님을 돕는다면, 분명 조국을 위한 일이오!”

로니아의 귀족들 또한 애쉬에게 반기를 들기 시작했다.

헤일로 가문과 행방불명이었던 스팅거 가문의 가주가 에론을 지지한다는 소문을 듣자 그들은 용감하게 일어섰다.

영지가 폭도들에 점령당하고, 귀족들이 반기를 든다.

로니아는 점점 약해져만 갔다.

혼돈과 혼란만이 남기 시작했으며 다른 나라도 아닌, 같은 백성들끼리의 싸움이 일어났다.

이것까지 한스가 예상한 범위였다.

이런 상태는 아스가르드의 병사 2,000과 로니아의 병사 1만으로도 충분히 로스트를 향하는 길목을 열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병력은 그 수가 줄어들기는커녕 폭도와 반란군과 합류로 그 수가 늘어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한스가 예상하지 못한 것 또한 있었다.

바로 크론 제국의 개입이었다.

“왕도로 가자!”

“로스트로 향하자!”

겨우 시골의 작은 영지를 점령해 연이어 승리에 심취해 있던 폭도들은 애쉬가 있는 로스트로 향했다.

그들로서는 지금껏 수월하게 영지를 점령하고 거기서 얻은 장비들까지 들고 있으니 이길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에 부풀어 올라와 있었다.

“자유를 위해-! 혁명을 위해-!”

“애쉬를 타도하자!”

그런 그들 앞을 막아선 로니아군은 식은땀을 흘리며 당황해하고 있다.

방패를 치켜들고 창을 겨눈 그들은 서로의 눈치를 살폈다.

“왜 우리가 로니아인을 막아야 하는데…?!”

“전부 로니아인이잖아?”

“동정하지 마! 저들은 폭도들이야! 반역도다!”

“젠장, 설마 고향 사람이 섞여 있는 건 아니겠지?”

로스트에 배치된 병사들의 사기는 말이 아니었다.

적이 아닌 같은 나라의 백성을 향해 활시위와 창을 겨눠야 한다는 것에 망설여지는 것이다.

“길을 열어라!”

“우리가 볼일이 있는 건 애쉬뿐이야!”

“…이거 재밌군.”

로니아군은 흠칫 놀라며 뒤를 돌아봤다.

쿵쿵거리는 울림이 느껴진다.

거대한 발소리에 맞는 어처구니없는 몸집의 괴물. 아니, 괴물이라고 불러도 될 듯한 흉측한 모습을 한 인간이었다.

“로니아인은 팔팔하군. 노예들로 쓰면 좋겠어. 요즘 가지고 놀 노예들이 상당히 부족해 심심했는데 말이야.”

축 늘어진 비곗덩어리.

구릿빛 피부를 가진 거한과 넝마로 몸과 얼굴을 가린 노예병사들이 뒤따르고 있다.

크론 제국의 황제 카샤르 크론.

그가 노예병을 이끌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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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좌가 된 플레이어
Status: Completed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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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lish Translation] Kim Hoon, a game developer, awakens after a 300-year slumber to find himself inhabiting the very final boss he designed: Loki! To him, it's like stepping into his own game, but to the world, he is the revered 'Constellation of the End.' As he navigates this new reality, his every move sends ripples across the continent. Will he embrace his destiny and rule as the Constellation of the End, or will the weight of expectation crush him? Prepare for a thrilling saga of power, intrigue, and the blurred lines between creator and cre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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