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enge Costs Interest [EN]: Chapter 126

Expansion of Relationships

복수에는 이자가 붙는다 126화 <관계의 확장>(126/200)

126화 <관계의 확장>

2023.12.04.

살라메[황족의 이름]가 신문을 보고 바로 떠나려 하자, 루이가 그를 막아섰다.

“로베르토 황자님, 굳이 지금 가셔야 합니까?”

루이는 의상 품평회가 끝나고 며칠간 살라메를 접대하라는 테런의 지시를 받았다.

어쨌든 살라메와 매일 붙어 다니다시피 했다.

시작은 그랬지만, 예상보다 살라메와 마음도 잘 맞고 취미와 성향도 비슷해서 금세 친해졌다.

한데 갑자기 떠난다니……. 루이는 서운했다.

“루이, 우리 친구하기로 했으니 이름을 불러요. 그리고 지금 가야 하는 이유는 제가 어머님께 드릴 말씀이 있어서 그럽니다.”

“살라메, 여동생이 먼저 결혼하는 게 싫습니까? 아니면 제가 간택[왕족이나 귀족의 배우자를 고르는 의식]에 참여하는 게 못마땅한 겁니까?”

루이는 자신이 이렇게까지 말하는 자체가 이해가 안 됐다.

그런데도 살라메가 가 버리면 야속할 것 같았다.

만난 지 얼마나 됐다고 그런 감정을 갖느냐고 할 수도 있으나, 평상시 테런과 루크는 상대하기 어려운 존재였다.

그나마 살라메와 한창 친해져서 신났었는데…….

“둘 다 아닙니다.”

살라메는 심경이 복잡한지 살짝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나는 솔직히 간택에 참여하고 싶지 않습니다. 한데 살라메와 가족으로 지낼 수 있다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살라메는 루이가 하는 말을 조용히 듣기만 했다.

“나랑 성격도, 취향도, 노는 것도 심지어 여자 취향도 같은 사람은 처음입니다. 그뿐입니까? 무서워하는 사람도 같잖습니까?”

“무서워하는 사람이라뇨?”

“쿠르투아 공작님 말입니다.”

“난 안 무서운데.”

“에이! 설마? 아무튼 살라메가 궁에 가서 변하는 게 없다면, 며칠 더 있다가 가시면 안 됩니까?”

루이는 여자도 아니고 남자를 붙잡는 저 자신이 우스울 지경이다.

스무 해를 살면서 남자한테 같이 놀자고 애걸복걸해 보기는 처음이니까.

“루이, 나는 가 봐야 해요. 어머님과 진지하게 나눌 이야기가 있답니다.”

살라메의 진지한 어조에 루이도 더는 조르지 못했다.

“우린 영원히 친구니까, 언제든 다시 만나면 돼죠.”

거절한 게 미안했는지 살라메는 루이를 향해 환하게 웃어 주었다.

“그래요. 조심해서 가십시오.”

루이도 웃으며 작별 인사를 했다.

살라메가 기차역으로 가는 마차를 올라탄 후에도 두 사람은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를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마침내 마차가 움직였고 살라메는 떠나 버렸다.

‘한동안 심심하게 생겼네.’

루이가 아쉬워하며 공작저로 돌아가던 중에 테런을 만나게 됐다.

“공작님.”

“로베르토 경은?”

“가셨습니다. 한데 공작님은 왜 황자님이라고 부르지 않으십니까?”

“싫어하니까.”

“예? 살라메가요? 그럼 진작 말씀해 주시지.”

루이는 아차 싶었다. 그래서 살라메가 초기에 미간을 찡그리며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던 모양이다.

“간택에 참여하기 싫은가?”

테런은 루이의 반응이 마음에 걸렸다.

아니, 떨떠름한 표정을 보고 아주 예상 밖이라 여겼다.

공주와의 결혼이 아무한테나 허락되는 건 아니니까. 무려 귀족에서 황족이 되는 일이다.

“솔직히 별로 구미가 당기지 않습니다. 아무런 감정도 없는 여자랑 결혼하는 것도 싫습니다.”

“그럴 수 있지. 나도 그 점에 대해선 충분히 이해해.”

루이는 테런이 너그럽게 이해해 주니 한결 기분이 좋아졌다. 물론 제 부모님이 아시면 쌍수를 들며 환영하겠지만.

“음, 내가 비밀 하나 알려 줄까?”

테런이 뒷짐을 진 채 루이의 주위를 천천히 돌며 말했다.

“비밀이요?”

“갈덴시아의 공주는 비밀이 아주 많아. 본 사람도 별로 없고 아니 존재의 유무도 불분명한 상황이지. 그런데 말이야, 나는 공주를 봤어.”

“예? 공작님께서요?”

루이는 두 눈이 커다래졌다.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로.

갈덴시아의 공주에 대해 소문이 무성했다.

테레사 황제와 두창[마마]에 걸려 얼굴이 흉측하다는 말부터 시작해서 심지어 정신이 이상하다는 소리까지 들었다.

“우선 예쁘다.”

“예……쁩니까?”

안개처럼 뿌옇던 루이의 머릿속이 갑자기 맑아졌다.

“그레이스 양만큼 미인입니까?”

루이는 두 눈을 부라리며 테런에게 물었다. 테런의 대답에 절체절명의 선택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건 불가능하지. 그레이스처럼 절색[뛰어난 아름다움]이 흔하진 않으니까.”

“에이!”

루이는 바람 빠진 가죽 공처럼 얼굴이 찌그러졌다.

그레이스처럼 미인이라면 살라메고 뭐고 신경 쓰지 않고 무조건 참여하려고 했다.

“루이, 그레이스가 절대적인 미의 기준이라고 착각하지 마. 아름다움은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르니까. 그런데도 공주는 미인이다. 네가 멍청하지 않다면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거다.”

루이는 테런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건 곧 자신은 테런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는 멍청이라는 뜻일 터.

테런은 크게 한숨을 쉬곤 버럭 소리쳤다.

“참여 안 하면 뒈진다는 소리야. 알겠나?”

“예! 할…… 겁니다. 무조건.”

“그래야지, 이미 발리에르 후작가에 연통도 넣어 놨다. 지금쯤 부모님께서 아주 좋아하실 테지.”

“아……! 그렇군요.”

루이는 이제 빠져나갈 구멍이 없음을 실감했다. 자신은 정략결혼만큼은 하기 싫었다.

나름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하는 연애 주의자였다.

“어차피 제가 간택될 텐데요, 뭐.”

루이의 힘없는 대답에 테런은 헛웃음을 지었다.

대체 저 근거 없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건지 궁금할 따름이다.

갈덴시아는 물론이고 각 나라의 귀족과 황자가 간택에 참여할 거란 예상은 조금도 하지 않는 건가.

테런은 혀를 차며 공작저로 향했다.

* * *

레아는 공주의 남편감 간택보다 테레사 황제와의 약속이 더 시급했다.

다행히 올리버도 화장품을 잘 만들어 내고 알리시아의 기술도 나날이 좋아졌다.

알리시아는 살라메를 본보기 삼아 테레사의 피부에 맞는 보정 크림을 만들었다.

화장품을 만드는 건 올리버의 일이지만 황제의 얼굴색에 맞게 색을 조합하는 건 전적으로 알리시아의 일이었다.

한데 공작저에 이상한 기류가 감지됐다.

“제임스, 또 편지가 온 건가?”

테런이 신문을 보다 말고 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요즘 제임스의 작업실 출입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공작님, 이번에는 진짜 편지입니다. 알리시아 양에게 왔으니 괜한 오해는 하지 마십시오.”

“그럼, 아까는 가짜였나?”

“그게 아니라, 잘못 온 편지인데 제가 잘못 본 거라서.”

제임스의 궁색한 변명에 테런과 레아는 웃음을 참느라 애썼다.

언제부턴가 알리시아를 보는 제임스의 시선이 달라졌다.

그는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그런 탓에 결혼도 하지 않는다고 했던 남자가 갑자기 다른 곳에 빠졌다.

“허……업!”

자신이 왔노라 아무리 헛기침해도 알리시아는 화장 연습을 하느라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알리시아, 우리 좀 쉬었다가 해요. 차 한잔하며 동생들한테 온 편지도 읽어 봐요.”

레아가 눈치껏 행동하자, 제임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그는 알리시아에게 다가가 정중하게 편지를 건넸다.

“고마워요, 제임스.”

알리시아의 인사에 제임스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별말씀을요. 차를 준비하겠습니다.”

제임스는 서둘러 작업실을 나섰다.

그사이 레아는 테런을 향해 눈을 흘겼다. 짓궂기도 하지.

굳이 아는 척을 해서 제임스를 민망하게 할 필요는 없는데.

하지만 테런의 심정도 이해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유년 시절부터 제임스와 함께였으나 한번도 보지 못한 행동이라니 얼마나 신기할까.

“맥도웰 사장이 공작저에 고용인을 매수하려고 했지만, 번번이 실패해서 화가 났다는군요.”

알리시아는 편지 내용에 몰두하느라 테런과 레아 사이에 오가는 눈치싸움을 모르는 듯했다.

“그럴 거야. 더 이상 고용인을 들이지 않았거든. 대신 월급은 대폭 인상해 줬지.”

고용인들도 앞서 일어난 낸시와 안나의 사건을 보고 느낀 바가 많을 터.

목돈에 흔들렸다가 평생직장을 잃을 수도 있으니 섣불리 넘어가지 않았다.

“알리시아, 쿠르투아 공작저에서도 부마 간택에 참여한다고 하세요.”

레아는 알렌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아는 터였다.

얼마 전 알리시아의 동생 미아로부터 온 편지에 의하면 알렌의 얼굴이 완전히 복구되지 않았다고 했다.

“은근슬쩍 말을 흘리라는 말씀이세요? 그렇게 되면 맥도웰 사장이 아주 많이 조급해하겠군요.”

“맞아요. 자기 얼굴이 가장 큰 무기라고 믿었는데 망가졌으니 이성이 흔들릴 거예요.”

“어째서 남자가 코르티잔[고급 창녀]처럼 외모에 집착할까요. 미남이 아니어도 특유의 매력으로 여자를 사로잡을 매력을 키우면 될 텐데.”

“매력? 그 인간은 그런 거 없어.”

테런이 콧방귀를 뀌며 웃었다. 마침 차를 가지러 갔던 제임스가 돌아왔다.

레아는 재빨리 일어나 테런의 손을 잡았다.

“우리는 따로 할 일이 있어요. 미안하지만 차는 알리시아와 제임스만 마셔야겠네요.”

“어머! 그래요?”

알리시아는 당황해도 제임스는 은근 좋아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문제는 눈치 없는 테런이었다.

레아가 연신 손을 잡아당기는데도 일어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 소파에 붙은 그의 엉덩이를 바로 떼어 낼 있을까? 그때 레아는 묘수가 떠올랐다.

“테런은 여기서 차 마셔요. 저는 방에 가서 하녀한테 어깨 좀 봐 달라고 해야겠어요. 뭐가 났는지 너무 가렵네요.”

레아는 연신 오른쪽 어깨를 긁적였다.

“내가 봐 주지.”

예상대로 테런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러거나 말거나 레아는 작업실을 나가 버렸고 테런은 그녀를 빠르게 뒤쫓았다.

레아는 테런이 자신을 쫓는 것이 재미있어서 거의 계단을 뛰어오르다시피 했다.

“그레이스, 같이 가지.”

테런은 지나다니는 고용인들 보기에 좀 그랬는지 차마 뛰지는 못하고 점잖을 떨었다.

반면 레아는 계단 위에 멈추어 서선 그를 향해 돌아섰다.

그러곤 자신의 어깨를 감싼 시폰을 팔까지 쭉 내렸다.

이내 그녀의 하얀 어깨와 가슴 언저리가 다 드러나자, 테런의 눈에 빛이 났다.

“메롱!”

레아는 채네르의 주특기로 그를 약 올리곤 침실을 향해 뛰었다.

그러자 다다다 계단을 뛰어오르는 흑표범의 발소리에 바닥이 울렸다.

“요망한 여자 같으니!”

“꺅!”

그녀가 소리치자 그는 조바심을 내며 뒤쫓았다.

“한입에 먹어치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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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에는 이자가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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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lish Translation] In a world where faith, hope, and love crumble into nothingness, Leah's wedding day becomes a nightmare. Betrayal shatters her life, leaving her father accused of treason and her own existence tragically cut short. But fate offers a twisted second chance. Leah awakens as Grace Visac, the fiancée of the formidable Taran Courtios, ruler of the Rubec Empire. As Grace navigates a treacherous path of secrets and vengeance, Taran's piercing gaze threatens to unravel her carefully constructed facade. Consumed by a burning desire to avenge her past, Leah vows to make Allen pay the ultimate price. But Taran, captivated by Grace's newfound boldness, offers his unwavering support, bound by a condition: her heart. Torn between her thirst for revenge and the intoxicating allure of Taran's possessive love, Leah finds herself ensnared in a dangerous game where escape may be impossible. Can she exact her revenge without losing herself to the empire's ruthless ru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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