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l Of The Spear [EN]: Chapter 143

낭선기환담 – 142화

“알아. 육사[Yuksa: Underworld Messengers] 놈들이나 쓰는 조잡한 전송진법 아니겠어?”

용혈(龍穴)이라고도 하지.

원래 용맥(龍脈)은 불안정한 공간에 좌표를 설정하고 연결하는 거야.

용맥을 통과하려면 공간의 압력을 견딜 수 있는 과음부(過蔭符)[Gwaeum Bu: Talisman to withstand spatial pressure]가 필요한데, 과음부 없이 사용하면 공간 압력에 짓눌려 죽게 되지.

하지만 그건 도사들 이야기고.

산군처럼 몸이 튼튼한 육사들은 과음부 같은 건 필요 없어.

신체 강건함이 워낙 강해서 공간 압력을 버틸 수 있거든.

“육사들은 괜찮다 쳐도, 우리는 분명히 죽을 텐데…. 과음부를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알아.”

산군은 대답 대신 탐화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설마 탐화 안으로 들어가자는 건 아니겠지…? 소화부터 될 텐데….”

장천이 어색하게 웃으며 말하자, 산군이 혀를 차며 손을 저었다.

“농담이다. 뭘 그리 걱정해? 공정하[Gongjeong River: San-gun’s personal dimension]에 들어가면 되잖아.”

“아! 역시 혜안이십니다.”

장천이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했다.

만호는 안도한 표정을 지었다.

산군은 즉시 비석에 신력을 불어넣었다. 그러고는 합환호환검[Hapwan Hohwan Sword: A magical sword]을 꺼냈다.

여러 번 시험해 본 결과, 합환호환검은 공간 신력이 깃든 보물이었다.

거의 지고보물[Supreme Treasure: Highest tier of magical artifact] 급으로 추정되는 검이었다.

산군은 즉시 합환호환검에 신력을 불어넣었다.

이윽고 쌍날검이 회전하며 매서운 화염을 뿜어냈다.

강렬한 화신력[Fire Divine Power: Power related to fire element]이 상당했다.

화란이 아니었다면 본선 법보[Bonseon Law Treasure: A powerful magical artifact]로 사용하기에 딱 좋은 무기였을 텐데.

산군은 일행을 공정하에 넣었다.

약간 의외였던 건 축문경이었다.

검령도[Geomryeong Island: Island of Swords]를 떠나지 않고 이곳에서 더 수련하겠다고 했다.

나중에 자신의 힘으로 떠나고 싶다는데 굳이 말릴 이유는 없었다.

산군 주변에는 탐화와 화란만이 남았다.

탐화는 당연하고, 검령으로 변한 화란 역시 신체 강건함이 뛰어났다.

이윽고 그는 혈곡비[Blood Valley Stele: A magical stele]를 손에 들고 주문을 외웠고, 비석은 금빛으로 물들었다.

금빛 혈곡비에서 신비로운 글자들이 떠올라 용의 발톱으로 변하더니 순식간에 구멍을 뚫었다.

그러자 합환호환검이 붉은 화염을 뿜으며 맹렬하게 회전했다.

그는 곧바로 검을 날렸고, 검은 비석 위를 날아 공간을 찢기 시작했다.

지지직, 쩍!

공간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산군은 손가락을 튕겨 푸른 법인[Law Seal: Magical seal] 글자들을 공간 속으로 침투시켰다.

좌표를 설정한 것이다.

당연히 백산[Baeksan: White Mountain]이었다.

얼마 후, 산군을 빨아들일 듯한 용혈이 완성되었다.

산군은 뒤돌아 검령도를 아쉬운 듯 바라보고는 용혈 속으로 뛰어들었다.

잠시 후.

용혈은 언제 그랬냐는 듯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 후.

거대한 검에서 뿜어져 나온 광선이 검령도를 덮쳤다. 그 후, 그곳의 검사들은 모두 몰살당했다.

* * *

붉은 바다 한쪽에는 붉은 폭풍 구름이 몰아치고 있었다. 붉은 폭풍 구름은 기이하게도 화기(火氣)[Fire energy]로 가득 차 있었는데, 화운(火雲)[Fire Cloud]이라고 불렸다.

화운 위로는 거대한 홍어 떼가 하늘을 헤엄치고 있었다.

그들의 이름은 화운점박이홍어[Fire Cloud Spotted Rays]로, 화운을 불러오는 화신력 바다 생물 중 하나였다.

불타는 구름 위를 헤엄치는 홍어들을 바라보는 것은 아름다우면서도 무서운, 모순적인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화운점박이홍어 한 마리만 길들여도 화운은 화신력 수련에 딱 좋을 텐데. 타기에도 좋고.”

자랑스러움이 가득 담긴 어조였다.

하지만 그들은 곧 탄식했다.

“다 무슨 소용이야? 어차피 저 화운점박이홍어들은 구귀(九鬼)[Gu-gwi: One of the Ghost Kings] 님께서 아끼시는 거고, 우리는 그저 관리만 하는 건데.”

“글쎄, 저 화운점박이홍어들을 키워서 북쪽의 화재를 진압하겠다고 하지 않았나? 중대한 임무이니 최선을 다해야지.”

그때였다.

갑자기 홍어 떼 위 공간이 뒤틀리더니 강렬한 번개가 쳤다.

“헙!”

“헛, 으, 으악!”

찌지직!!

갑자기 공기가 찢어지더니 위에서 붉은 구멍이 나타났다.

“용혈!!”

이윽고 엄청난 영압[Spirit pressure]이 주변을 짓눌렀다.

“헛!”

“으, 으아악!”

칼 위에 올라타 공중에 있던 두 명의 육사는 비틀거리며 서로를 껴안았다.

강력한 영압에 거의 떨어질 뻔한 것이다.

그들은 순간적으로 뼛속까지 오싹해졌다.

그들은 눈을 크게 뜨고 용혈을 응시했다.

용혈에서 세 개의 형체가 떨어졌다. 양파 머리를 한 귀여운 소녀, 얼굴을 찡그리고 뿔과 날개를 가진 소년,

그리고 꽃과 같은 여인이었다.

그들은 검령도를 통해 용혈을 건너온 산군, 탐화, 화란이었다.

공간 압력이 예상보다 강해서 변장을 풀고 건너왔던 것이다.

그러자 화란이 귀엽다고 놀려대는 바람에 산군은 불편해했다.

“어….”

그들은 잠시 눈을 크게 떴다.

육사들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소녀와 여인은 몰랐지만, 소년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자신들보다 훨씬 뛰어넘는 정령계[Spirit Realm] 중계(中階)[Middle Realm]였다.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갑자기 위협을 느낀 화운점박이홍어들이 일행에게 달려들었다.

“으! 으!!”

“안, 안 돼!!”

육사들이 말리려 했지만, 흥분한 홍어 떼를 막을 시간은 없었다.

산군은 거만한 얼굴로 홍어 떼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탐화.”

“왜?”

“제일 큰 놈 빼고 다 죽여.”

“먹어도 돼?”

“그래.”

탐화는 즉시 본모습으로 변신하여 거대한 지네로 변했다.

그녀는 달려드는 화운점박이홍어들을 순식간에 대부분 잡아먹고 가장 큰 놈을 사로잡아 금빛 실로 꽁꽁 묶었다.

“좋은 기운이네. 타기에 딱 좋겠어.”

기령차[Giryeongcha: A magical vehicle]는 이미 파괴되었으니 탈 것이 없었다. 마법을 써서 날아다닐 수도 있지만, 둔보[Dunbo: Magical beast]나 영수를 타고 다니는 것이 더 편리했다.

산군은 화운점박이홍어를 한 번 때려 기절시킨 후 공정하에 넣었다.

나중에 천천히 길들일 생각이었다.

“아, 저기, 물어볼 게 있는데. 대답해 줄 수 있어?”

그는 육사들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그들은 도망갈까 말까 고민하며 눈알을 굴리다가 주먹을 꽉 쥐었다.

“저희는 대인[Great One]께 인사드립니다!”

“저희는 시파해만척귀[Siphaemancheokgwi: One of the major Ghost factions]의 구귀 님의 부하인 귀수[Gwisoo: Ghost Soldiers]입니다! 감히 대인님의 질문에 답할 수 있으니 무엇이든 명령하십시오!”

산군의 얼굴이 어색해졌다.

첫 번째 이유는 그들의 반응이 너무 과장되었고, 두 번째는 구귀라는 단어 때문이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었다.

산군은 곡공삼각도[Gokgong Triangular Island]를 지나 검령도에서 산해경[Mountain and Sea World]으로 돌아왔다.

그에게는 약 130년이 흘렀지만, 이곳에서는 얼마나 흘렀는지 몰랐다.

“우선… 여기가 어디지?”

“예! 이곳은 적해(赤海)[Red Sea]라고 불립니다!”

적해.

그러자 산군과 화란의 얼굴이 굳어졌다.

화산파[Hwasan Sect]가 있는 곳이었으니 더욱 그랬다.

산군은 표정을 풀고 크고 작은 여러 사건에 대해 물었다.

“아, 마도[Demonic Path] 놈들이 고선[Goseon: Ancient Immortal]에게 수작을 부린 사건은 알고 있습니다. 400년 전에 일어난 일로 알고 있습니다. 그때 정령계 중계에 도달했기 때문에 정확히 기억합니다.”

고선에서 사건이 일어난 지 약 50년이 지났고, 검령도에서 130년을 보냈으니 정확히 320년이 지난 것이다.

“다른 사건은 없었나?”

“왜 없겠습니까? 몇 년 전, 방곡[Banggok]의 문파들이 연합하여 공격하여 십귀[Sipgwi]와 팔귀[Palgwi]가 전투에서 죽었습니다. 덕분에 곧 귀왕[Ghost King]을 뽑기 위해 백귀야행[Hundred Ghost Night Parade]을 개최한다고 합니다.”

“큰일이네.”

산군은 그렇게 생각하며 신음을 삼키며 여러 질문을 던졌다.

백귀야행이 열린다는 것은 귀왕을 뽑는다는 의미였다.

그리고 귀왕 후보가 되면 백귀뢰겁[Hundred Ghost Lightning Tribulation]을 받아 천겁[Heavenly Tribulation]에 대한 저항력을 얻을 수 있으니 탐내지 않을 수 없었다.

산군 역시 영겁(永劫)[Eternal Tribulation]에 도달했으니 앞으로 닥칠 또 다른 천겁에 대비해야 했다.

균천보화[Gyuncheon Bohwa: A state of enlightenment]를 달성한 덕분에 영원(永遠)[eternity]에 도달하는 것은 꿈이 아니었다.

하지만 영원에 도달하면 천겁을 다시 겪어야 한다.

겁의 종류는 상당히 많으니 다음 천겁이 뇌겁[Lightning Tribulation]이 될지 다른 것이 될지는 운에 달려 있다. 아직 멀었지만, 대비할 방법이 있다면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아, 그리고 400년 전에는 적해가 뒤집혔습니다. 갑자기 불바다가 되고 독으로 가득 차서 귀왕들도 북쪽으로 가지 않습니다.”

불바다와 독.

그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만성독염[Manseong Poison Flame]?”

“그 녀석을 아십니까?”

당연히 알지.

산군이 그 녀석을 풀어준 장본인이었다.

-백산에 대해서는 물어보지 않을 건가?

화란이었다.

-물어봐서 뭐해? 그들에게 정체를 드러내는 것은 삼가야 해.

산군이 신음을 삼키자 육사들은 불안해하며 주위를 둘러봤다.

“자, 걱정하지 말고 하던 일이나 계속해.”

그는 그들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말했지만, 오히려 소란을 피우며 고개를 숙였다.

“대, 대인님! 저희가 이렇게 보내드리면 구귀 님께 심하게 혼날 겁니다!”

“맞습니다. 이것은 운명이라고 할 수 있으니 저희를 위해 봉사할 기회를 주십시오!”

산군은 그들을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뜨고 화란을 바라봤다.

‘구귀가 그 시절 적해를 공격한 녀석이라면 은혜를 갚아줘야 할 텐데….’

아닐 수도 있다.

불필요한 만남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가능한 한 만나고 싶지 않았다.

그들은 같은 영겁이라도 대부분 인간을 싫어하고 성격이 고약해서 관계를 맺을 이유가 없었다.

불필요하게 나쁜 관계를 만들 수 있으니 처음부터 만나지 않는 것이 좋았다.

하지만 백귀야행과 백귀뢰겁이 마음에 걸렸다. 참으면서 친분을 쌓으면 백귀뢰겁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만성독염도 이곳에 있으니 그냥 떠날 수는 없었다.

‘적해는 백산과 비교적 가깝다.’

게다가 적해는 화란의 고향과 같으니 주변을 둘러보고 그녀의 감정을 정리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원하시는 대로 하겠습니다. 제 몸과 마음은 이미 주인님의 것입니다.”

“더 헛소리.”

산군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길을 안내해. 그러고 보니 적해를 천천히 둘러본 기억이 없네.”

“지극정성으로 모시겠습니다!!”

육사들은 공손하게 대답하며 길을 안내했다.

* * *

적해 서쪽에는 가장 강렬한 신력을 가진 화산이 있었다.

화산 꼭대기의 고층 정자에는 두 여인이 있었는데, 한 명은 얌전히 앉아 있었고 다른 한 명은 옥좌에 거의 기대어 누워 있었다.

“구귀 님. 체면 좀 지키세요. 그 자세는 뭡니까?”

“몰라…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옥좌에 앉아 있는 사람은 시파해만척의 귀왕 중 한 명인 구귀였다.

구귀는 여우 귀가 머리에 있고 엉덩이에 일곱 개의 무성한 꼬리가 달린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어려운 수련을 마치고 영겁에 도달하여 구귀가 되었는데 왜 그렇게 의욕이 없으십니까?”

“흥! 영겁이 되고 구귀가 되면 무슨 소용이야! 그가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도 모르고 어디 있는지도 몰라!”

구귀는 훈련만 헛되이 했다며 그냥 그의 곁에 머물렀어야 했다고 투덜거렸다.

그때 구귀를 보좌하던 여인이 갑자기 공중을 움켜잡았다.

그러자 그녀의 손에 부적이 잡혔다.

“무슨 일입니까?”

여인은 내용을 살펴보며 눈살을 찌푸리며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평범한 일 같지는 않았다.

“그, 화운점박이홍어에 대해서입니다.”

“아, 그래. 그들은 어떻습니까?”

“갑자기 나타난 영겁 육사가 화운점박이홍어를 모두 잡아먹고 우두머리를 사로잡았다고 합니다.”

“아?”

구귀는 멍한 얼굴로 멍하니 바라보다가 분노하며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났다.

“내가 그렇게 아끼던 녀석들인데! 그 망할 놈은 지금 어디 있어!”

“지금 오고 있다고 합니다.”

구귀는 창문을 밟고 즉시 검은 광선으로 변해 날아갔다.

그녀를 지켜보던 여인은 가볍게 한숨을 쉬며 그녀를 쫓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