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l Of The Spear [EN]: Chapter 256

The Great War (1)

낭선기환담 – 255화

“정말입니까?”

“허허, 범승에게 거짓말을 해서 무엇을 얻겠습니까?”

다행이었다.

만경승이 아니었다면 연아와 환신을 찾기 위해 온 세상을 뒤져야 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됐다면 일이 꽤 복잡해졌을 것이다.

영원계에 올랐고 신성(神性)의 감각 반경이 넓어졌다고는 하지만, 숨어있는 태선(太仙) [고대의 신선]을 찾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특히 그들이 숨기로 작정했다면 더욱 그렇다.

“이 은혜는 반드시 갚겠습니다.”

“허허, 무슨 은혜랄 게 있겠습니까? 앞으로 같은 배를 탈 수도 있는 것을.”

“그럴 수 없습니다. 너무 경황이 없어서 제대로 손님 대접도 못 했는데 그냥 넘어갈 수는 없습니다.”

천노등 덕분에 그가 나를 돕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제대로 갚아두는 것이 나쁠 것은 없었다.

“변변찮은 소유물밖에 없지만, 혹시 원하시는 것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만경승에게는 무엇이든 드리겠습니다.”

그 말에 만경은 기분 좋게 수염을 쓰다듬으며 미소지었지만, 그의 입에서 예상치 못한 말이 나왔다.

“백산을 방문했을 때, 희귀한 혈통을 가진 아이를 보았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응명천충(應冥天蟲) [하늘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신령한 벌레]의 피를 가진 호나(Hona) [인간과 정령의 혼혈]의 아이더군요.”

그가 미묘한 어조로 말하자 산군의 얼굴이 빠르게 어두워졌다.

“그 아이는 제가 거두어들인 백산의 제자입니다.”

“제가 그것을 모를 리가 있겠습니까?

본래 응명천충은 희귀하긴 하지만, 저희 같은 늙은이들이 얻을 수 없는 영충(靈蟲)은 아닙니다… 저도 예전에 응명천충을 소유했었죠. 혈통신공(血統神功) [혈통에서 비롯되는 특별한 능력]은 정말 심오하여, 저의 얕은 그릇을 넓혀주었습니다.”

에둘러 말했지만, 응명천충의 호나는 본 적이 없다는 뜻이었다.

영충과는 달리 호나는 인간의 몸을 가지고 있고, 성교를 통해 신력을 발현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어 그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듯했다.

“제 제자를 팔라는 말씀이십니까, 만경승?”

빙빙 돌려 말하는 것을 싫어하는 산군이 직설적으로 묻자, 만경은 호탕하게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어찌 백산의 제자를 탐하겠습니까? 제가 그렇게 대단한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제가 머무는 동안 그 아이의 신력을 살펴볼 수 있도록 허락을 구하는 것뿐입니다.

도사께서는 걱정하실 일은 없을 것이니 안심하십시오.”

응명천충의 호나는 혈통신공으로 생명력을 나누어 다른 사람을 구할 수 있기 때문에 탐을 내는 줄 알았지만, 그런 경우는 아닌 것 같았다.

산군은 잠시 생각하더니 제자들에게 나쁠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흔쾌히 동의했다.

만경승은 지선(至善) [불교에서 최고의 선]의 경지에 이른 인물이니, 그와 인연을 맺을 수 있다면 아이들에게 큰 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면으로도 나빠 보이지 않는 제안이었다.

산군이 있는 백산에서 제자에게 손을 댈 만큼 어리석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 어리석은 사람이었다면 애초에 골 노인에게 영충을 붙이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럼, 이야기를 계속 나누십시오.”

대화가 끝나자 초아가 방을 나갔고, 산군은 만경에게 차를 권하며 골 노인의 행방을 물었다.

“계속 북쪽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잠시….”

만경은 품에서 지도를 꺼내 백산 북쪽 해안에 있는 기이한 모양의 섬을 가리켰다.

“이곳에서 멈춰 섰습니다.”

“이곳은….”

“검사(劍士)들의 관리 하에 있는 섬으로, 천망도(天망島) [하늘이 그물을 쳐서 죄인을 가두는 섬]라고 불리며, 예전에 검선천녀(劍仙天女) [신선이 된 여자 검객]가 불멸을 이루었다고 전해지는 곳입니다.”

* * *

그날 밤.

“이것이 명령서연(命靈書緣) [생명의 기운이 담긴 연꽃]입니까?”

“예, 종주님. 연 장로의 분혼(分魂) [나뉜 영혼]이 담긴 꽃이라고 하며, 만 리 밖에서도 그녀의 생사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씨앗에 자신의 분혼을 심으면 명령서연이 자라는데, 이 꽃은 기적적으로 분혼의 주인이 죽으면 시들고, 살아있으면 그 영혼의 에너지를 자양분 삼아 영원히 피어난다고 한다. 희귀한 영적인 꽃이었다.

산군은 이야기로만 들었을 뿐, 실제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긴 줄기 위에서 연꽃이 천천히 움직이며 피어났다.

연한 주홍색의 연꽃은 은은한 빛을 내며 따뜻한 느낌을 주었다.

“이것이 연아의 명령서연이로군.”

연아가 아직 살아있다는 증거였다.

“명령서연의 씨앗을 사기 위해 상당한 대가를 치렀습니다. 종주님도 하나 심고 떠나시겠습니까?”

“…좋소.”

묘화에게서 그런 말을 들으니 꽤나 뭉클하게 들렸다.

그는 묘화에게 씨앗을 받아 자신의 분혼을 심어 넘겨주었다.

묘화는 받은 씨앗을 준비된 자리에 놓고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불경을 외우는 듯한 단조로운 주문이 읊어지고, 씨앗이 놓인 자리에서 싹이 돋아나더니 줄기가 되고 꽃봉오리를 맺었다.

얼마 후.

명령서연은 연꽃으로 피어나 밝은 빛을 냈다.

그러나 연아의 것과는 달리 산군의 것은 순백색의 연꽃이었고, 이에 대해 묻자 묘화는 공손히 두 손을 모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명령서연은 개화와 시듦으로 생사를 판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신력으로 그 사람의 수련 수준을 드러낼 수 있다고 합니다. 본래 영혼에 민감한 영적인 꽃이기 때문에, 영혼이 순수할수록 색깔이 더 하얗게 변한다고 합니다.”

본래 수련이란 심신(心身)을 단련하는 것이며, 결국에는 합일을 이루고 영혼의 순수함을 벼리는 것이다.

명령서연은 그 안에 담긴 영혼의 일부로 피어나 그 색깔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듯했다.

“흥미롭군.”

“예, 저도 이야기로만 들었지, 이렇게 순백색인 것은 처음 봅니다.”

그는 그렇게 하얗게 변할 수 있다는 것에 끊임없이 감탄하는 듯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종주님께서 영원계에 발을 들여놓으신 것은….”

“맞소.”

“역시!! 제가, 제가 감탄스럽습니다.”

“고맙소. 이 일을 마무리 짓는 대로 성대한 잔치를 열어 나의 수련 수준을 밝히고 전쟁을 끝낼 생각이오.”

“그렇습니다! 종주님께서 영원계에 오르셨다면 누가 감히 백산을 탐내겠습니까! 정말 대단한 일을 하셨습니다!”

자신보다 더 기뻐하는 묘화를 보니 기분이 좋았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묘화를 바라보던 산군의 얼굴이 씁쓸하게 변했다.

“묘칠(妙漆)이었던가? 아름다운 여인으로 자랐군.”

“아름답다뇨? 아직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한 아이입니다.”

그녀는 그의 유일하게 남은 자식이었다.

그의 걱정이 클 것이다.

그러나 산군은 그의 걱정의 짐을 덜어주어야 했다.

“잘 보살펴 주시오. 그 아이 안에서 심마(心魔) [마음속의 악마]의 씨앗이 자라는 것을 보았소.”

“!!”

묘화의 눈이 갑자기 등불처럼 커졌다가 풀썩 꺾였다.

“그렇습니까….”

“자식들이 모두 죽고 크게 상심했다고 들었소. 부모 마음은 알겠지만, 그 아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오.”

“그렇군요… 부모로서 제 자신을 돌보느라 바빠서 유일하게 남은 아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깨닫지 못했습니다.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원래 다 그렇게 배우는 것 아니겠소? 부모를 두세 번 해본 것도 아니니 당연한 것이오.”

본래 삶은 끊임없는 배움의 과정이다.

우리가 마주하는 것은 언제나 일련의 처음 겪는 일들이고, 불편하고 어렵고, 절망에 빠질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고 쉬워진다.

부모의 의무도 다르지 않으니, 그저 배우면 되는 것이다.

“저는 자식이 없지만, 백산의 모든 제자들이 저의 자식이고, 저는 그들의 아버지이니, 어려움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하시오.”

그러자 묘화는 산군을 바라보며 눈을 깜빡이더니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왜 그러냐고 묻자 모호하게 웃으며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싱겁기는.”

묘화가 물러서자 산군은 발길 닿는 대로 백산을 거닐다가 부상당한 제자들을 돌보는 사람을 보았다. 멀리서 부상자들을 정신없이 치료하고 있는 사람은 그의 아내이자 백산의 어머니인 초아였다.

“복조(服皁) [약초를 우려낸 물에 적신 천] 더 가져와!”

“예, 부인!”

생사의 기로에 선 제자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조용히 지켜보던 산군은 공정강(公正綱) [개인 창고]을 열었다.

“그들을 위해 쓰시오.”

그의 공정강에서 귀한 영초(靈草) [영험한 약초]와 심지어 희귀한 선단(仙丹) [신선이 만든 알약]까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 귀한 것들을 다요?”

부상자들을 돌보던 제자가 묻자 산군은 엄한 표정으로 꾸짖었다.

“어찌 백산의 제자들에게 싸구려를 줄 수 있겠느냐? 너희들은 모두 앞으로 백산을 지킬 기둥이 될 것이다!”

“서방님….”

“백산을 위해 일하다가 다친 사람들이니 죽게 내버려 두지 말고 살려내시오.”

그렇게 말하고 다시 말했다.

“알겠소?”

“예, 알겠습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물러서서 잠시 그녀를 기다렸다.

한 시간 조금 넘게 지났다.

“떠나시는 건가요?”

그녀는 환자들을 돌보다가 나와 지쳐 보였다.

“제자가 잡혀 있으니 가야 하오.”

“어서 돌아오셔야 해요.”

서로 잡은 두 손은 놓기 싫은 듯 계속 꼼지락거렸다.

“우리는 왜 항상 떨어져 있어야 하는 걸까요? 무슨 운명인지 모르겠어요.”

어떤 남자가 여자의 귀여운 투덜거림에 미소짓지 않겠는가?

입꼬리를 올린 산군은 초아의 뺨을 쓰다듬고 꼬집었다.

“이 일이 끝나면 함께 관광이나 갑시다.”

“관광이요?”

“좋은 곳이 많으니 함께 돌아다닙시다.”

불멸을 이루어 상계(上界) [신선계]로 올라가면 다시 인간계로 내려올 기회가 없을 테니, 시간을 내서 돌아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산군은 초아를 만난 이후 숨 가쁘게 달려왔다.

이제 조금은 놓아줄 때가 되었다.

“진심이세요?”

“당연하지.”

“약속하신 거죠?”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그를 껴안았다.

“그렇게 좋아요?”

“당연하죠!”

“당신이 행복하다면 나도 행복하오.”

온기를 느끼던 두 사람은 다시 헤어져 작별 인사를 했다.

산군이 화운반홍(火雲盤홍) [불꽃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나는 기술]을 소환하여 불꽃 구름 속으로 사라지자 초아는 멍하니 그가 사라진 곳을 바라보다가 뺨을 톡톡 두드리고 다시 환자들을 확인하러 갔다.

* * *

천망도 근처의 작은 섬.

노인과 남자가 은밀한 만남을 가지고 있었다.

노인은 백산의 장로인 골 노인이었고, 남자는 귀강문(鬼강門) [귀신을 다루는 문파]의 주인인 예운이었다.

“약속대로 환신을 가져왔습니다. 당신과의 약속은 지켰으니, 당신도 나와의 약속을 지켜야 할 것입니다.”

“당신 같은 의로운 놈들과는 달리, 우리 마도(魔道) [악마의 길]는 항상 약속을 지킵니다. 걱정할 필요 없소, 당신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질 테니 걱정 마시오.”

그렇게 말하는 예운은 골 노인 옆에 놓인 관을 계속 쳐다보았다.

관에 꿀이라도 발라놓은 듯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을 보니 백산의 환신을 얼마나 원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렇게 대단한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묻자 예운은 갑자기 입이 찢어질 정도로 활짝 웃었다.

“당연하지. 마도에 들어서 강시(僵屍) [움직이는 시체] 기술의 달인이라고 불리는 나조차도 이 정도 수준의 환신체를 만들 수는 없소. 게다가 완전히 새로 만든 것이 아니라, 영원 시대의 시체를 사용하여 만든 환신이라니!”

본래 만들기가 극히 어렵고, 노력과 시간을 들인 것에 비해 결과가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것이 본래 환신이다.

애초에 자신의 화령(華靈) [정신]을 다른 사람의 몸에 넣는 것은 맞지 않는 신발을 신는 것과 같다.

그래서 본래 표준적인 방법은 자신의 몸의 일부를 잘라내어 오랫동안 정제하여 환신체를 만드는 것이다.

그래야 화령을 넣어도 거부반응이 없고 저항하지 않으니 당연한 상식이다.

“그런데 그는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화령을 사용하지 않았고, 구조를 보면 놀랍지 않은 것이 없소!

백산 종주의 신력은 정말 하늘에 닿고 있소!

어쩌면, 그는 여러 개의 환신을 만들 수도 있었을 것이오!!”

환신을 만드는 데 거의 아마추어였던 골 노인은 대부분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 환신에 담긴 정수가 대단하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이것만 있으면 내 아내를 환신으로 만들어 예전처럼 생기 있게 만들 수 있을지도 몰라!”

“음… 그건 모르겠고, 약속한 물건부터 주시오.”

“아, 너무 흥분했소. 여기 있소. 거래는 빨리 하는 것이 좋소.”

예운은 공정강을 넘겨주고 골 노인이 물건을 확인하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을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안에는 많은 양의 영초와 재물, 그리고 오래된 고서들이 들어 있었고, 골 노인은 물건을 확인한 후 만족스럽게 미소지었다.

“확실하군. 좋은 거래였소.”

“아, 한 가지만 물어봐도 되겠소?”

“이거 말이오?”

골 노인 옆에는 또 다른 투명한 관이 있었고, 그 안에는 죽어가는 노파가 죽은 듯이 누워 있었다.

“내 목숨도 소중하니까.”

“설마….”

“인질, 인질이오. 백산 종주가 돌아온다고 해도 이 사람 때문에 나를 해칠 수 없을 것이오, 하하하!!”

Call Of The Spear [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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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lish Translation] In the heart of Baek Mountain, Sangun, the revered tiger lord, lived a life of serene solitude. But destiny, as it often does, had other plans. A vision in white hair, a young girl named Choa, arrives at his doorstep, proclaiming herself his bride. Sangun's world is instantly upended. He recognizes her lineage – the White-blooded Demon Beast, a creature of terrifying power and whispered nightmares. He knows he should send her away, protect himself and his domain from the chaos she embodies. But beneath her ethereal beauty, he sees a vulnerability, a soul adrift with nowhere else to turn. Against his better judgment, he takes her in, unaware that this act of compassion will unravel his peaceful existence and plunge him into a whirlwind of trials, tribulations, and a destiny far grander than he ever imagined. Prepare to be captivated by a tale of ancient spirits, forbidden love, and the awakening of a power that could save the world... or destroy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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