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305화 – 특별 외전 22
그녀의 말대로였다.
어느 순간 하늘을 금빛으로 물들이고 있던 태양이 사라졌다.
강대한 존재감을 내뿜던 둘의 기운이 삽시에 사라지자 예의주시하던 진선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허나 이내, 나타난 존재에 의해 그들은 미간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천 부인… 제 말이 맞죠?”
“…예. 그런 것 같네요.”
정점에 선 자들의 싸움을 지켜보려 몰려든 진선들 중에는 상희와 초아도 끼어 있었다.
거대한 태양이 사라지고 나타난 것은 검은 궁장을 입고 있는 여선.
초아는 어디서 본 것만 같은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아시는 분이세요?”
“아뇨. 처음 봅니다. 다만 묘하게 얼굴이 낯익어서….”
순간적으로 탐화가 떠오른 건 기분 탓일까. 그러나 순간, 상희의 말이 떠오르며 아미가 좁혀진다.
“탐화… 아니, 서황모군요 [Queen Mother of the West].”
“예? 아!”
그렇다.
왠지 모르게 낯익은 얼굴 선을 지닌 여인은 탐화가 성장했다면 싶은 낯이었다. 서황모가 탐화의 몸을 빼앗았다더니 정말인 모양.
그녀의 얼굴에 그늘이 짙어졌다.
“뭔가를 들고 있어요. 저건….”
“아시는 물건입니까.”
“네. 서황모님이 아끼시는 물건 중 하나인 우구정(羽九井)이에요 [Feathered Nine Wells].”
아홉 개의 깃털로 만든 봉인구이다.
“그녀가 서황모로 임명되어 계승을 받을 적, 아홉의 봉황들이 하나씩 주신 깃털로 만든 법기에요.”
외형은 그저 깃털들을 뭉쳐놓은 듯 구의 형태를 하고 있으나, 저것에 갇히면 절대로 빠져나올 수 없다 한다.
“저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우구정의 마지막 뜻은 우물 정.”
마치 끝도 없는 우물에 빠진 듯 헤어나올 수 없다 하여 붙여진 이름.
허나 우물 속에 자리한 것은 단순한 우물이 아니니.
아홉 봉황의 기운이 한데 뒤섞여 괴이한 물을 만들어 낸다 한다.
우구정의 우물은 깃털 개수에 맞게 괴이한 능력이 아홉이나 있는데 하나하나가 치명적인 힘을 지녔다.
자만과 탐욕. 음욕과 탐식.
분노와 질투, 동요. 슬픔.
그리고 마지막으로 권태가 있다.
우구정에 갇힌 자는 그것을 순차적으로 느끼며 여러 죄악을 몸소 경험하고 끝에는 권태로움에 빠져 모든 수행을 놓아버린다.
“오랜 세월 자기 자신을 제어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것에 능한 신선들이라도 우구정에 갇히면 내적 갈등의 고리가 폭발적으로 터져 나온다죠.”
아마도 저것으로.
“서방님과 상제를 가뒀겠어요 [Husband and the Celestial Emperor].”
“네, 아마도….”
꿀꺽.
상희는 긴장감에 침을 꼴깍 삼키고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상황이 어찌 돌아가는지 알겠다.
그들이 우구정에 갇힌 것도 알겠으나 이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우구정을 빼앗으면 되는 거군요.”
“네. 그거야 그렇지만….”
“서황모가 우구정을 가지고 도망갈 수는 있나요?”
“아니요. 우구정은 한 번 사용하면 움직일 수 없어요. 아홉 개의 깃들이 서로 반발하는 기이한 법기라… 그게 유일한 단점이라면 단점이죠.”
“그럼 됐네요.”
“뭐가요?”
“서황모는 그들이 우구정에 녹아들기를 바라는 것일 테고, 누가 손을 쓰면 술법이 풀리니 저기서 꼼짝없이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없겠죠.”
“네. 지금은 금제를 치는 것에 열중이신 듯하지만….”
그럼 지금이라면 기회가 있다.
초아는 그렇게 생각했다.
물론.
‘탐화의 육신을 얻었으니….’
무작정 돌격하는 건 힘들다.
최우선은 탐화의 몸에서 그녀를 빼내는 것이지만….
‘그건 힘들어 보여.’
그렇다면 어찌해야 할까.
초아는 곰곰이 생각에 잠기다 하나의 생각이 번뜩 떠올랐다.
하여 곧장 실행에 옮겼다.
“어, 어딜 가십니까.”
“당신은 이곳에 있어 주세요. 혹여나 제가 잘못된다면…….”
초아는 말끝을 흐리고는 이내 연기처럼 사라졌다.
그리고 다시 나타난 곳은 바로 서황모가 있는 바로 앞.
느닷없이 나타난 그녀의 기척에도 서황모는 표정 변화가 없는 얼굴로 그녀를 맞이했다.
“그래, 네가 올 것을 알았다.”
“절 아십니까?”
“안다. 놈의 반려가 아니더냐 [mate/spouse].”
“…….”
“그걸 어떻게 알았냐는 표정이구나. 지금과는 다른 하늘에서 보았을 뿐이다. 놈과 네가 함께 자리한 모습을 난 보았느니라. 거기서도 그렇더니, 너는 이번에도 죽을 운명이구나.”
“그렇습니까?”
“내 눈앞에 나타난 것을 보니, 제 서방을 살려보겠다고 나타난 것 같은데… 가능할 거라 보느냐?”
“탐화의 육신을 얻어 꽤 신이 나신 듯합니다. 대라의 서천을 책임지는 서황모께서 다른 이의 것을 훔쳐 쓰기나 하다니요. 참, 어딜 가나 있는 놈들이 더하다는 말이 여기서까지 통용 될 줄은 몰랐습니다 [It seems like the bad guys are always worse when they have power.].”
“혓바닥이 긴 것을 보니 죽고 싶어 안달이 난 모양이구나. 그리 용을 쓰지 않아도 내 직접…….”
몸을 움직이려던 서황모의 아미가 움찔거렸다.
어느새 자신의 전신이 얼어붙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같잖은 짓을 [Such a pathetic trick.].”
허나 푸른 불꽃이 치솟더니 서리들이 모두 쩌적 갈라져 떨어져 나갔다.
서황모는 순간 흠칫하며 초아의 혼법에 놀랐으나 그것뿐이었다.
“같잖은 수작이었으나, 꽤 놀랐다. 아마 오룡의 강인한 육신과 공간 법칙이 아니었다면 이리 쉽게 네 술법을 파훼하지는 못했겠지 [If not for the powerful body of Oryong and the laws of space, I wouldn’t have been able to break your spell so easily.].”
탐화의 강인한 육신.
그리고 본신의 거대한 몸 전체가 공간 법칙으로 이루어진 터라 초아의 혼법이 잠식하기까지는 너무도 긴 시간이 걸린다.
서황모는 단숨에 초아의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목을 쥐어들었다.
“이렇게 죽여달라고 몸소 나타날 줄은 몰랐다. 이전에도 그렇고 너는 항상 내 손에 죽음을 맞이하는구나. 덕분에 나 또한 이런 오룡의 몸을 취할 수밖에 없었지만 [I didn’t expect you to come here to die. You always meet your end at my hands. Thanks to you, I had no choice but to take this Oryong’s body.].”
짧은 순간 많은 것들을 내뱉는 서황모의 말을 초아는 전부 이해하지 못했지만, 얼추 알아들었다.
그녀의 말은 꼭 앞날을 내다보기라도 한 듯.
아니,
꼭 미래에서 온 존재처럼.
직접 미래의 일을 겪고, 상처 입은 사람처럼 말하고 있었다.
“그놈도 참 대단하지. 제 여인을 조금 흠집 냈다고 그리 달려들어 평생에 남을 상처를 안겨다 줄 줄은 몰랐어. 과거에는 수많은 세월을 놈의 화를 산 것에 후회했으나… [That guy is amazing. I didn’t know he would be so angry just because I scratched his woman a little, giving me a wound that will last a lifetime. In the past, I regretted incurring his wrath for many years, but…].”
서황모의 입가가 비틀린다.
“이제는 아니지 [Not anymore.].”
꾸드득!
목을 쥔 손에 힘이 더해진다.
목에 핏대가 서고, 보랏빛으로 변한 초아의 얼굴이 이내 흑색으로 변해 움직임이 점차 잦아든다.
허나 그 순간.
서황모의 눈가가 가늘어지고 초아의 목에서 손을 놓자.
스르륵.
초아의 육신이 새하얀 안개로 변해 사라지고 어느새 주변에는 때 아닌 눈보라가 치기 시작했다.
눈보라 속에 다채로운 빛을 내는 극광이 하늘에 떠오르고 그곳에서 새하얀 백발을 나부끼는 초아의 모습이 나타나니.
그녀는 투명한 검신의 본선법패를 들고 입을 달싹거렸다.
스르륵.
빠르게 떨어져 내리던 눈보라가 점차 느려진다.
눈보라가 멎는 게 아니다.
공간의 시간이 느려지고 있었다.
머릿속의 생각은 여전하나, 서황모의 몸과 기운이 뜻대로 따라주지 않고 느려진 시법의 영향을 받는다.
허나 서황모는 안색 하나 바꾸지 않고 자신의 두 손을 모았다가 마치 뱀의 아가리처럼 벌리고 닫았다.
그러자 그녀의 몸 주위에서 검푸른 불꽃이 흘러나와 오룡의 머리처럼 형태를 이루더니 초아를 덥석 삼켰다.
“억울해 말거라, 어차피 네 서방도 곧 너의 곁으로 갈 것이니 [Don’t be upset, your husband will be with you soon anyway.].”
서황모는 그렇게 금제를 펼치고는 벌벌 떨며 다가오는 진선 하나를 힐긋 보고는 슬픈 눈을 했다.
“서, 선을 풀어주세요 [Please, release the seal!].”
“할 수 있다면 해 보거라 [Try it if you can.].”
서황모는 상희를 보며 슬픔과 혐오, 경멸이 섞인 시선을 보냈다.
상희는 애써 그녀를 공격하려 했으나 어림없는 짓.
단숨에 제압당했다.
“무슨 목적으로 이러시는 겁니까 [What is your purpose?].”
“알아서 뭐 하겠느냐. 머리가 꽃밭으로 가득 찬 너는 자격이 없어 [What would you do if you knew? You’re not qualified.].”
“…….”
무시하려던 서황모는 이내 변덕이라도 생긴 건지, 발걸음을 멈추고 다시금 상희를 돌아봤다.
“본래 금천진군은 강한 사내였다. 허나 그 혼자만의 힘이라고는 할 수 없었지. 그의 정신력은 무슨 일인지 너무도 고강하여, 많은 강자들이 그의 육신을 빼앗으려 했으나 실패했다 [Originally, Geumcheonjin-gun was a strong man. But it wasn’t just his strength. His mental power was so strong that many powerful people tried to take his body, but they failed.].”
서황모는 고개를 들어 우구정이 휘몰아치고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지긋지긋하게도 금천진군은 아직도 삼켜지지 않았다.
“허나 곁의 오룡은 달랐지. 그는 강했으나 탐의 피를 지닌 오룡은 잠재력이 너무도 뛰어난 녀석이었다. 탐의 피를 이은 존재 중에 이만큼 쓸모 있는 녀석은 찾기가 힘들지. 하여 나는 그에게 치유가 힘든 상처를 입었을 때부터 오룡을 빼앗기로 생각했다 [But Oryong next to him was different. He was strong, but Oryong, who had Tam’s blood, had too much potential. It’s hard to find someone as useful as him among those who inherited Tam’s blood. So, I decided to take Oryong from the moment he suffered a wound that was difficult to heal.].”
“과거라니… 그럼 당신은… 대체 누구시란 말입니까 [The past… then who are you…?].”
그녀는 한동안 말없이 가만히 상희를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상처 입은 짐승일 뿐이지 [Just a wounded beast.].”
* * *
“음 [Hmm.].”
“왜 그러십니까 [What’s wrong?].”
“별거 아닙니다. 아직은 때가 아닌 듯하군요 [It’s nothing. It doesn’t seem like the time yet.].”
“때요? 죄송하지만 금천의 차례입니다. 때는 정확합니다 [Time? I’m sorry, but it’s Geumcheon’s turn. The time is accurate.].”
우구정 안 [Inside the Feathered Nine Wells].
온 세상이 물바다가 된 곳에서 상제와 천범은 장기를 두고 있었다 [In a place where the whole world has become a sea of water, the Celestial Emperor and Cheonbeom were playing Korean chess.].
어차피 빠져나가는 건 어려운 일이고, 딱히 할 일도 없으니 상제의 제안으로 장기를 두게 되었다 [Since it was difficult to get out anyway, and there was nothing else to do, they started playing Korean chess at the Celestial Emperor’s suggestion.].
상제의 여러 취미 중 하나라 한다 [It is said to be one of the Celestial Emperor’s hobbies.].
“장군입니다 [Checkmate.].”
“으음… [Hmm…].”
천범은 장군으로 상제를 몰아넣고 호기로운 미소를 지었다 [Cheonbeom smiled triumphantly as he put the Celestial Emperor in checkmate.].
상제는 한참을 신음하다 질문했다 [The Celestial Emperor groaned for a while and then asked.].
“알고 계셨습니까 [Did you know?].”
장기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It wasn’t about Korean chess.].
“알고 있었습니다. 탐화는 제 양딸임과 동시에 저에게는 세상에 하나뿐인 든든한 갑주입니다 [I knew. Tamhwa is my adopted daughter and my only reliable armor in the world.].”
“본선기(本仙器)로군요 [It’s a Bonseongi (Original Divine Artifact).].”
혼과 피를 나눈 진선의 신물 [A divine object of a Jinseon (True Immortal) who shared soul and blood.].
“예 [Yes.].”
“그렇다면… 예상하셨군요 [Then… you expected it.].”
예상하다마다 [Of course, I expected it.].
“서황모가 저의 제안을 수락했을 때부터 이리될 것을 예상했습니다 [I expected this to happen from the moment Seohwangmo accepted my offer.].”
“그럼 이곳을 빠져나갈 방도도 있으시겠군요 [Then you must have a way to get out of here.].”
“모릅니다 [I don’t know.].”
장기말을 들고 있던 상제의 손이 잠시 멈칫했다 [The Celestial Emperor’s hand holding the chess piece paused for a moment.].
이윽고 그는 아무래도 좋다는 듯이 판을 바라보았다 [Then he looked at the board as if he didn’t care anymore.].
“그럼 죽겠군요 [Then we’ll die.].”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That won’t happen.].”
“무엇을 근거로 [Based on what?].”
“수를 써 놓았습니다 [I’ve made a move.].”
입을 달싹이는 천범의 말에 상제는 의구심이 미간에 깃들었다 [The Celestial Emperor’s brow furrowed with suspicion at Cheonbeom’s words.].
“그게 전부입니까 [Is that all?].”
“예. 제 생각보다 우구정이 꽤 강력한 봉인구더군요. 안에서는 어쩔 방도가 없고, 있다 해도 목숨을 걸어야 하는 방법이니 우선은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게 없습니다 [Yes. The Feathered Nine Wells is a lot more powerful than I thought. There’s nothing we can do inside, and even if there was, it would be a life-threatening method, so for now, there’s nothing we can do but wait.].”
그러니 한가롭게 장기나 두고 있는 것 아니었던가 [So, wasn’t that why we were playing Korean chess leisurely?].
“상제는 좀 괜찮으십니까 [Are you okay, Celestial Emperor?].”
“예. 이 정도 금제야 언제라도 풀고 나갈 수 있으니까요. 서황모가 아무리 때를 잘 맞춰 저희를 가뒀다지만, 저는 대라의 상제입니다. 이 정도도 풀어내지 못해서야 무슨… [Yes. I can break this seal and get out anytime. No matter how well Seohwangmo timed it to trap us, I am the Celestial Emperor of Daera. What kind of…].”
상제의 말이 많아졌다 [The Celestial Emperor was talking more.].
천범은 그 변화를 느꼈다 [Cheonbeom felt the change.].
상제는 이곳이 아마 우구정이라고 하였다. 우구정은 아홉 죄악을 몸소 느끼게 하는 신비한 봉인구 [The Celestial Emperor said that this place was probably the Feathered Nine Wells. The Feathered Nine Wells is a mysterious sealing tool that makes you feel the nine sins.].
상제는 현재 자만을 가진 듯하다 [The Celestial Emperor seems to have arrogance now.].
‘다음이 탐욕이었던가 [Was greed next?].’
우구정이 어떤 법기인지 알고 있어도 저리되다니 [Even though he knows what kind of magic tool the Feathered Nine Wells is, he’s like that.].
상황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The situation wasn’t good.].
시간은 그의 편이 아니었다 [Time was not on his side.].
범은 장기판에서 시선을 떼고 아무것도 없는 어느 허공을 바라봤다 [Beom took his eyes off the chess board and looked at the empty air.].
“내가 너무 큰 짐을 지우게 한 것은 아니겠지 [I hope I didn’t put too much burden on her.].”
* * *
초아는 눈을 떴을 때 [When Choa opened her eyes].
기묘한 것들과 함께 허공에 둥둥 떠다니고 있음을 깨달았다 [She realized that she was floating in the air with strange things.].
이내 안도의 한숨과 함께 [With a sigh of relief].
주변을 살피며 고개를 주억였다 [She looked around and nodded.].
어둠이 진득하게 내려앉은 곳 [A place where darkness has settled deeply].
그러나 온갖 것들이 자리하고 존재하는, 별세상의 하늘과도 같은 곳 [But a place where all sorts of things are located and exist, like the sky of another world.].
탐화의 뱃속이었다 [It was inside Tamhwa’s stomach.].
“다행이야. 길은 잃지 않겠어 [I’m glad. I won’t get lost.].”
고요함이 있어야 할 이곳에는 푸르게 타오르는 화염이 자리해 있다 [In this place where there should be silence, there is a blue flame.].
초아는 어렵지 않게 영원히 타오를 것만 같은 땅덩어리에 다가갔다 [Choa easily approached the land that seemed to burn forever.].
푸르게 타오르는 불덩어리 안에는 작은 소녀가 눈을 감고 있었다 [Inside the blue burning mass, a little girl was closing her eyes.].
“탐화 [Tamhwa].”
이내 탐화가 눈을 떴다 [Soon Tamhwa opened her ey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