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EN]: Chapter 278

310th Retake (2)

제 278화

310화 탈환을 위해 (2)

“구할 수 있는 물질로 어떻게든 만들어 본 것 중에서 가장 인화성이 좋은 건 이것이겠죠.”

나는 유리병에 봉해 둔 그 물질의 샘플을 크루세에게 보여 주었다.

터진다고 해서 그랬던가?

그녀는 받는 것조차 주저했지만.

“만진다고 터지진 않습니다. 불만 가까이하지 않으면 됩니다.”

“……딱히 겁먹은 건 아닌데요.”

“그러시겠지.”

어쨌든 크루세는 내게서 샘플을 받아 들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혹시 뭔가 들은 건가요?”

“불을 붙이면 빠른 속도로 타오르는 기체입니다. 양을 늘리면 웬만한 가옥도 순식간에 타 버릴 겁니다.”

다행히 현재 내가 구할 수 있는 물질로 어떻게든 제조할 수 있다.

대량의 금속과 산, 그리고 기타 등등…… 간단하진 않아도 어떻게든 구할 수 있는 것들로 실험을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이것의 존재를 실험으로 확인하고, 다음에는 대량 생산을 위한 방법을 모색한다.

‘정령술로 전기 분해를 흉내 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다행히 그것도 어떻게든 가능했다.

제대로 분해되지 않은 분자의 배열은 아톰 메타모르포제로 강제로라도 건드리면 그럴듯하게 분해되기 마련이다.

마법은 정말 편리하군!

“그래서 이건 뭡니까?”

“수소라고 합니다.”

적어도 내가 알고 있는 인화 물질 중에서 가장 구하기 쉬운 것일지도 모른다.

“보시겠습니까?”

일단 안전한 곳으로 자리를 옮겨 나는 문제의 병을 그 수로에 적당히 던졌다.

“그리고 이렇게 작은 불씨만이라도 닿게 되면…….”

마법으로 성냥불보다 작은 불씨를 그 병에 피워 보이자.

펑!

제법 격렬한 기세로 불타더니 그대로 병째로 산산조각이 나 깨졌다.

“……고작 저 불씨 하나로 저 정도라니. 양이 모이면 확실히 에일런 씨가 말한 대로의 효력을 낼지도 모르겠네요.”

“네. 이것과 화약을 나눠서 쓸 생각입니다.”

화약은 기폭제나 도화선을 만드는 데 쓰고, 수소를 채운 병을 대량으로 만들어서 목표 지점에 설치할 예정이다.

그리고 한 번에 펑!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이거 테러리스트나 할 법한 생각 아닌가…….’

그동안 더한 파괴 활동을 했으면 했지 덜하진 않았으니 새삼스러운 고민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신중히 쓰도록 해야겠죠.”

……그렇게 설명하는 사이 나는 또 다른 시선을 감지하고 한숨을 쉬었다.

일단 그건 무시하고.

“그래서 제게 달리 할 말이 있는 게 아니었습니까?”

크루세가 한가해서 놀러 왔을 리는 없다.

그리고 나는 그녀가 동행한 이유를 안다.

“에일런. 아마 짐작하고 있겠지만…….”

그녀 역시 내가 무언가 알고 있다고 짐작하는 모양이다. 그럼에도 추궁하지 않는 건 아마 다른 생각이 있기 때문이겠지.

“당신이라면 크멜스 알프렌스, 그 리치가 어디 숨어 있는지 짐작하고 있겠죠?”

“역시 그거 말인가요?”

크루세는 그 리치를 쫓고 있다. 알고 있던 사실이다.

그녀는 그자에게 볼일이 있으니까. 반드시 묻고 싶은 게 있을 테니까.

그러니 이 기회를 놓칠 리 없다.

“알고 있다면 가르쳐주세요.”

“……일단 제가 파악하고 있는 정보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슬슬 이야기해도 되겠지. 나는 사용하던 실험 기재를 치우고는 진지하게 마주 보고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마침 그녀가 해 주었으면 하는 역할이 있으니까.

* * *

준비는 문제없다.

‘그럼…… 남은 할 일은 없나?’

달리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없을지 골똘히 고민해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소란스럽군.’

어쩐지 시끄럽다.

대놓고 귀를 따갑게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저 멀리 희미하게 들리지만 틀림없다.

분쟁의 소리.

살피러 가 보니 꽤 익숙한 얼굴이 있다.

에르닐 알프렌스.

‘이게 무슨 일이지? 그녀가 따로 움직이다니…….’

평소 그녀는 셀베스터나 혹은 그의 동료들과 같이 행동한다.

그녀는 셀베스터를 제외한 인간에겐 잘 다가가려 하지 않는다.

이유를 전혀 모르는 것도 아니기에 나는 섣불리 말을 걸진 않았다.

‘흐음…….’

있는 건 그녀뿐만이 아니다.

보아하니 피난 온 제국 시민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몇 명 있다.

대충 봤을 때 에르닐에게 볼일이 있어 불러냈다는 느낌?

내심 걱정도 되기에 엿듣기로 했다.

“……무슨 일이냐. 갑자기 불러내고.”

어쩐지 못마땅한 듯 시큰둥하게 말하는 에르닐.

역시나 불러낸 건 제국민들 쪽인 모양이군.

보아하니 썩 좋은 용건도 아닌 모양이다.

“따라와라. 용건은 그 뒤에 말하겠다.”

그자는 다른 말은 제쳐 두고 마치 위협이라도 하듯 에르닐에게 말했다.

“흥?”

이해하지 못하는 에르닐.

그러나 그녀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아무래도 좋다는 듯 그는 강압적으로 명령했다.

“들었다……. 네년, 상처를 낫게 하는 힘이 있다면서…….”

“그게 어쨌다는 거지? 혹시 부럽다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닐 텐데?”

에르닐의 목소리가 경계심을 띤다.

“잔말 말고 따라와라…….”

여차하면 거친 수단이라도 써서 강제로 따르게 하겠다는 속셈을 대놓고 드러낸다.

……역시나.

나는 한숨을 쉬며 끼어들었다.

“자~ 자~ 왜 이렇게 험악하게 구시나? 응? 안 그래도 냄새나는 곳에 있는데 인상까지 찡그리면 쓰나.”

과장되게 웃으며 목소리를 높여 끼어들었다.

당연히 좋은 반응이 돌아올 리 없다.

그들은 마치 몬스터라도 발견한 것처럼 흠칫 놀라더니 한 발 뒤로 물러섰다.

“……너는 누구냐?”

에르닐은 내 얼굴을 알아보고 의아한 듯한 눈빛을 보냈다.

“아무래도 엘프 분들은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것 같군요. 그러니 용건이라면 제가 대신 들어 드릴 수도 있습니다만.”

소리도 없이 그들의 사이에 끼어들어 친근하게 말을 걸지만, 눈빛만은 강하게 응시한다.

함부로 덤비면 가만 안 둔다.

그러나 말로만 알아듣는다면 간단하게 끝날 일도 없겠지.

“시끄러워! 우리 일은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외부인 따위가!”

“됐어! 그 황자 눈치 볼 것도 없어! 어차피 이대로면 다 죽은 목숨이야!”

뭔가 심상치 않다.

격앙된 사내들 중 한 명이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손에는 어느새 단검이 쥐어져 있다.

“……아이고.”

나는 한숨을 쉬며 그것을 손바닥으로 받아 냈다.

어깨 채로 잡아채는 것도 가능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본보기가 되지 못한다.

내지른 단검은 내 손바닥에 닿자마자 그대로 퉁! 둔탁한 소리와 함께 부러졌다.

이제 와서 이런 쇠붙이는 내 피부조차 뚫지 못한다.

“……허억?”

찔리기는커녕 오히려 부러져 튕겨 나갈 거라고는 예상도 못 했는지 경악한다.

그대로 두들겨 패도 상관없겠지.

하지만 나는 바닥에 떨어진 단검 조각을 발끝으로 차 구석으로 밀어 넣었다.

“보아하니 선물로 주려다 부러진 건 아닌 모양이군요. ……이런 의도로 생각해도 되겠나? 응?”

“시끄러! 저 여자를 데리고 가지 못하면 우리 사람들이 죽게 생겼다고!”

“흠? 죽어?”

궁지에 몰린 듯한 느낌.

나는 눈을 가늘게 뜨며 그자가 말하고자 하는 진의를 헤아려 보았다.

“필요한 건 에르닐의 능력인가?”

“……부, 부상자가 있어.”

“부상자에 관해서는 3황자 쪽에서 통제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웃기지 마.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거절하기나 하고…….”

“아하…….”

듣자 하니 에르닐의 능력에 관해서는 가능한 무리를 시키지 않는 선에서만 협조하고 있다고 들었다.

지하도에 숨은 시민만 수천 명.

부상이나 혹은 체력 악화로 병에 걸린 환자 등을 전부 에르닐 혼자에게 감당시키라는 건 잔인한 일이다.

무엇보다 강요하면 셀베스터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황자가 분쟁이 생기지 않도록 중간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만족할 수는 없겠지.’

결국, 불만이 쌓여서 개인적으로 에르닐을 끌고 가서라도 그 힘을 쓰게 할 셈이었나.

당연히 처벌받겠지만 각오는 했으리라.

“……심정은 이해하지만, 썩 좋은 방법은 아닌데.”

“……어쩔 수 없어.”

저들의 눈을 보니 무슨 짓이든 할 인간의 눈이다.

“에휴.”

나는 한숨을 쉬며 허공에 손짓하여 아공간을 열었다.

공간 간섭 결계 때문인지 여는 폭이 만족스럽진 않아도 필요한 물건 정도는 꺼낼 수 있다.

“에르닐은 넘겨줄 수 없고, 대신 이걸 주지.”

“……이건.”

내가 넘긴 것은 자루에 담아 놓을 만큼의 양의 포션과 약초였다.

“이 정도로 타협해 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동기는 이해한다.

내가 반대 입장이었다면 마찬가지로 비슷한 짓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동조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이 정도로 타협을 봐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느 정도의 부상인지 몰라도 이 정도면 해결될 테고, 그것도 아니면 차라리 나를 찾아와. 방법을 고민해 줄 테니까.”

“……알……겠네.”

그 역시 고집을 부리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했는지 순순히 받아들였다.

정말로 절실했던 거겠지.

“고맙……습니다.”

어쩌면 한숨을 돌린 덕에 이성이 돌아온 것인지 내게 감사를 표하며, 심지어 두려운 듯 눈동자가 떨린다.

“됐으니 더 이상 소동은 일으키지 마. 그럼 나도 오늘 일은 모른 척하지. ……뭐, 에르닐 본인까지 막지는 못하지만.”

“상관없어. 못 본 척하겠어.”

에르닐은 말할 생각은 없다며 뜻을 밝혔다.

결국, 그들은 나에게 다시 감사의 말을 하고 에르닐에게는 사과의 말을 했다.

“방금 전 일은 미안……했소.”

“……됐으니 가.”

에르닐은 일단은 묵묵히 받아들이고 있다.

그들이 돌아가는 것을 확실히 확인한 뒤에야 나는 긴장을 풀었다.

“다음부터는 혼자 돌아다니지 마.”

일단은 에르닐에게 충고를 해 두었다.

“더 몰리면 저들이 무슨 짓을 할지 몰라. 다음부터는 셀베스터든, 그 녀석들 동료든 누구랑 같이 다녀.”

“아까 같은 무리라면 호락호락 당하진 않아.”

“뭐, 그러시겠지.”

허세는 아니라는 것쯤은 안다.

더 할 말 없으면 얌전히 돌아가라는 듯 손을 휘휘 젓지만, 에르닐은 어째서인지 내 쪽을 빤히 주시했다.

“……거기 너. 에일런이라고 했지?”

“제대로 기억하고 있군.”

기억에 남을 만한 인상이었나? 아니면 셀베스터가 나에 대해 뭐라고 했나?

나는 그저 시큰둥한 척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저 소녀에겐 통하지 않았나 보다.

“너 혹시 나를 알고 있어?”

대뜸 이런 것을 묻는 게 아닌가.

“…….”

아느냐 모르느냐 하면, 알고는 있지.

……라고는 입이 찢어져도 말 못 하겠군.

면전에 대고 ‘너는 곧 죽을 거야’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건 그냥 인간 말종이다.

“딱히 모르겠는데.”

잡아떼는 게 아니다.

해 줄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으으으으음?”

그러나 납득이 안 가는지 그녀는 나를 주시하고 있을 뿐이다.

“거짓말 같아?”

“거짓말이야.”

단언한다.

“미안하지만 네 행동을 지켜봤어.”

“그 시선, 너였냐?”

확실히 시선도 느끼긴 했다.

나는 한숨을 쉬고 조금 전 말에 대한 대답 대신 다른 질문을 했다.

“……요컨대 하고 싶은 말은?”

“넌 여러 가지를 알고 있다고 들었어. 그럼 아는 것만이라도 답변해 줬으면 좋겠는데? 그 정도 배포는 있겠지?”

“상관없어. 당장 바쁜 일은 끝내 뒀으니.”

한가함만이 에일런의 장점입니다.

무엇보다 이걸 무시해선 안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굳이 셀베스터에게 오지 않고 나에게 왔다?

무언가가 있으리라.

그녀가 나를 주시하는 눈빛을 보고 어느 정도 예감했다.

* * *

묻고 싶다는 말이 있다고 말해 놓고는 에르닐은 갑자기 걸어 나갔다.

따라오라는 건가?

나도 다른 말은 하지 않고 뒤따라 나갔다.

이윽고 조금 떨어진 곳까지 걸어갔을까, 에르닐은 발치에 굴러다니던 작은 슬라임을 툭툭 걷어찼다.

“그거 위험하니까 건드리지 마.”

“괜찮아.”

에르닐은 이 정도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손을 내젓는다.

“후…… 그것보다 진짜 위험한 건 따로 있지.”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아니, 굳이 말하자면 여기에도 하나 있지. 그렇지 않나?”

“…….”

무슨 말이냐고 시치미를 뗄 수도 없다.

지금 내 반응이 곧 답변이다.

명백하게 에르닐 알프렌스는 자기 자신을 가리키고 있었다.

“……에르닐.”

“정확히는 제대로 불러야지? 에르닐 알프렌스…… 라고.”

단순히 풀네임으로 부르라는 뜻으로 치부하기에는 뉘앙스가 묘하다.

“어디까지 아는 거지?”

묻는 것은 구차한 짓일지도 모르지만 어쩔 수 없다.

“전부 다……라고 멋들어지게 말하고 싶지만, 유감스럽게도 전부는 아니야.”

에르닐은 고개를 저었다.

“말했던 것처럼 내 과거는 몰라. 내 이름은 기억해. 그리고…….”

에르닐은 엄숙하게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조금 알아.”

자기 자신의 미래를 안다고 말했다.

“……미래?”

“미래라기보다는 기억이지.”

에르닐은 자신의 관자놀이 부근을 손으로 가리켰다.

“정확히 이 기억이 떠오른 건 내가 지금 정도의 모습으로 성장했을 무렵이야. 참으로 우습기도 하지. 원하는 건 과거인데, 정작 떠오른 건 미래라니.”

에르닐은 스스로가 우스꽝스럽다는 듯 자조 섞인 표정을 지었다.

그 미래가 결코 유쾌하지 않다는 듯.

나부터가 알고 있지 않은가.

에르닐의 결말을.

“나는 죽게 되겠지. 다른 누구도 아닌 셀베스터의 손에 의해.”

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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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
Status: Completed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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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lish Translation] Ailin's life was consumed by the captivating worlds within web novels, until one fateful day, he found himself pulled into the very pages he devoured! Transformed into a nameless extra in a fantastical realm, Ailin sees an opportunity for a life of blissful ease. No demanding bosses, no soul-crushing overtime – could this be the utopia he's always dreamed of? Join Ailin as he embarks on a hilarious and heartwarming journey to master the art of living the sweet life, extra-style! Will he succeed in his quest for honeyed contentment, or will the unpredictable currents of the novel's plot sweep him away? Dive into a world of adventure, laughter, and unexpected twists in '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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